엇그제, 비타민 치료를 마치고 어머니를 고향집에 모셔다 드리고 올라 왔다.
올라오는 길은 '24년 12월에 부분 개통된 익산평택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내 차에는 아직 하이패스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현금이나 교통카드 이용하는 창구를 이용해야 한다.
안중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기 위해 현금 수납 게이트 4~5 미터 앞에서 유리창
내리는 버튼을 누르고, 교통 카드와 함께 통행권을 전달하기 위해 대쉬보드
위에 놓아둔 통행권을 집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만 통행권을 떨구어 버렸다.
차량이 정차를 위해 서행 중이었기 때문에 열리고 있던 창문으로 아직 바람이
들어왔고, 와류가 생기면서 떨어진 통행권은 대쉬보드 아래쪽으로 빨려 들어가듯
빠르게 떨어졌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눈에 빤히 보이는 곳에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한편 다행이다 생각하며 정차를
한 뒤 아무렇지 않게 주워서 카드와 함께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께 전달 했다.
그런데, 카드와 통행권을 전달한 손에 뭔가 끈적임이 느껴졌다.
그래서 손을 보니 시커먼 뭔가가 묻어 있었다.
??? 이게 뭐지? 순간 당황스러웠다.
검지 손가락의 끈적임을 엄지 손가락으로 만져 보고, 비벼 보고 하면서 의아해
하는 사이에 계산이 끝났고 카드를 돌려 받았다.
창문을 올리고, 출발해서 다시 주행 도로에 합류를 하면서도 계속 궁금했다.
손의 끈적임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떨어지던 통행권이 대시보드 아래쪽으로
빨려들어가듯 떨어져서는 벽에 수직으로 붙어버리듯 했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뭔가 좀 일반적이지 않게 느껴져서 혹시 거기에 뭔가 있나? 하고 손으로 더듬어
봤다. 끈적이는 뭔가가 느껴졌다. 이번에는 그 끈적이는 검은 물질이 더 많이
손에 묻어 버렸다. 주행 중에 생긴 상황이라 자세히 들여다 볼 수도 없고, 계속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해야 했는데 손에 묻은 검정 물질이 핸들에 묻을까 조심
해야 했고, 휴지를 찾아 닦아내려 해 보았지만, 잘 지워지지도 않았다.
왼손으로 비비자 검정 물질은 왼손에도 묻어버렸다. 윽...
결국 여기 저기 조금씩 나눠 바른 셈이 되었고, 그러자 어쨌든 그 끈적임이 조금
줄어 들었다. 최대한 핸들에 묻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쓰면서 주행을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 끈적임의 정체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렇게 찝찝한 상태로 차를 달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시 한 번 살짝 손을 대 봤다. 끈적이는 뭔가가 있었다. 하지만, 밤이고, 아래쪽이고,
나는 노안이라 잘 보이지 않을께 뻔해서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포기 했다.
주차를 하고, 집에 들어와 스펀지에 비누를 듬뿍 바른 뒤, 손을 비벼 닦아내 봤다.
다행이 잘 지워졌다.
이틀 뒤인 오늘, 그동안 계속되었던 추위가 누그러져 낮 최고 온도 11도.
오후에 LED램프, 십자와 일자 드라이버 그리고 물티슈를 챙겨들고 차에 가 봤다.
램프를 켜고 폰카로 사진을 찍어서 확대를 해 봤다.
검은색 코르타르 같은 물질이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물티슈로 찍어내 봤다. 검은게 묻어 나왔다. 그래서 티슈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닦아냈다. 닦아도 닦아도 시커먼것은 계속 나왔다. 그렇게
티슈한장이 모두 시커먾게 될 때까지 닦아내자 어느정도 검은 물질이 걷어졌고,
속의 형태가 드러났다. 한 장을 더 꺼내서 이번에는 일자 드라이버에 두껍게 감싼뒤
닦아 냈다. 그러자 완전한 형태가 드러났다.
TEL이라는 글자와 밑에 단자 구멍
2개, 그리고 그 밑에 SEC라는 글자가 보였다. 대략 뭔지 감이 잡혔다.
그래도 확신이 없었기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 검색해 봤다.
저것들의 정체는 핸즈프리용 단자였다. 즉, 오디오 케이블로 스마트폰의 이어폰 잭과
TEL 단자를 연결하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을 때, 핸들에 있는 전화 표시 버튼을
눌러서 핸즈프리로 통화가 가능하게 해 주는 단자였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10년쯤 전에 사용해 본 것 같기도 했다. 아무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데, TEL과 SEL 단자를 덮고 있던 고무가 15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자 녹아버린
것이다. ㅜㅜ
몇 년 전에 USB 현미경을 몇 년만에 꺼냈더니 표면이 다 녹아서 끈적끈적해져 있던
일이 있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사람이 나이를 먹듯 물건들도 저마다 수명이 있다니 씁쓸하다..
생활정보 측면에서 정보라면,
코로나 때 한참 주가를 올렸던 물티슈가 이렇게 녹아내린 것 닦아내는데에도
효과가 좋다.. 정도 겠네요.
USB 현미경처럼 제품 표면이 녹아서 끈적이는 것도 잘 닦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