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모때빛느

접사, 매크로 사진에 대하여

mottabitneu-T 2025. 4. 5. 11:11

내가 경험한 Macro 사진의 특징

 

 맨눈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사물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다

   매크로 사진은 사물을 확대 해서 담는다.

   따라서, 평소 자주 봐 온 이미지가 아닌 것에서 의외성을 느끼게 되고,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하고, 집중하게 해 준다.

2017년, 용인 희원에서 담은 매화. '들어가지 마세요' 써 있어서 카메라만 넣고 까치발 딛고 겨우 찍은것이라 촛점에 살짝 아쉬움이 있다.

 

 상황을 컨트롤 하기가 쉽다

  대상이 작기 때문에 배치, 빛, 배경 등을 컨트롤 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피사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꽃, 들풀, 나무잎 그 외 신변 잡기들은 훌륭한 매크로 사진 피사체이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변엔 건물과 전봇대와 전기줄 투성이다

   집 주변에서 자연을 오롯이 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길 가의 들풀이나 들꽃을 확대해서 사진에 담아 보면

   인공물 없이 자연을 오롯이 담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접사에 빠져든 가장 큰 이유이다.

   따라서 멀리 가지 않고 집 주변에서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카메라와 렌즈 등 장비가 중요하다

   매크로 사진은 사용하는 카메라와 렌즈 등, 장비가 중요하다.

   특히 렌즈가 중요하다.

   각 카메라 메이커 마다 전용 매크로 렌즈가 있다.

   일반 렌즈로도 클로즈업 필터, 접사링 등을 사용해서 매크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리고, 삼각대가 필수이다.

   기타 보조 장비들이 많을수록, 정교할수록 좋다.

 

 때때로 반사판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빛이 부족할 때 보조 해 줄 수 있다.

 

 매크로 사진은 기다림의 결정판이다

   의도된 것이 아닌 이상 흔들리면 완성도가 없어진다.

   따라서,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피사체가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카메라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지대가 도움이 된다

   피사체가 바람에 움직이지 않도록 지지대를 기대어 주기만 해도

   크게 도움이 된다.

 

 릴리즈 사용이 도움이 된다

   카메라 셔터 사용은 자제하고 릴리즈 사용이 도움이 된다.

   또는 화면의 터치 셔터를 사용하되 극도로 미세하게 사용해야 한다.

   특히 삼각대를 길게 뽑으면 뽑을수록 흔들림이 커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빛이 중요하다

   햇빛이 좋은 위치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 피사체에 원하는 햇빛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야 하고,

   배경에도 햇빛이 필요할 때라면, 기다려야 한다.

 

   적절한 사진을 담기에 시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태양은 계속 움직이고, 이에따라 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2년, 아파트 화단에서 담은 닭의장풀. 이 각도가 좋은데, 배경의 햇빛이 애매해서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담았다.

 

 햇빛은 바람을 불러온다

  구름에 가렸던 햇빛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바람이 분다.

  비록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라도 현미경처럼 크게 확대해서 찍는 매크로

  관점에서는 엄청난 흔들림이다. 따라서 지지대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멈추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주 피사체는 빛, 배경은 그늘

   주 피사체는 빛을 흠뻑 받거나 일부를 받거나 하게 하고,

   배경은 그늘이 좋다.

   주 피사체에 노출을 맞추면 배경이 어둡게 되기 때문이다.

   

   배경이 복잡하면 잡광들이 생기는데,

   배경이 가깝고 조리개 값이 높으면 배경이 지져분해 진다.

   배경이 멀면 멋진 보케가 되어 주기도 한다.

2013년,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앞 원천천 산책길에서 만난 튤립. 역광으로 보면 튤립 꽃잎의 칼라가 맑고 강렬해진다. 뒤에는 사철나무 같은 나즈막한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 사이 간격이 떨어져 있는 부분을 배경 삼아서 담았다.

 

 구도는 맘가는대로

   모든 사진이 그렇듯이 황금분할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심리가 그렇게 진화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때때로 과감하게 중앙 구도가 좋을 때도 있다. 

   그때그때 다양한 구도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예쁘다고 모두 찍는 것은 아니다

   받고 있는 빛이 좋아야 하고, 

   배경이 좋아야 하고,

   보여줄 만한 의외성이나 드라마틱한 멋이 있어야 한다.

2012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앞, 길 건너 고가도 계단 옆 가로수의 가을 단풍잎. 이제는 이런 칼라와 빛, 분위기로 찍을 수 없다. 소방소에서 추가 건물을 지었는데 그 건물에 막혀서 이 나무까지 햇빛이 들어오지 않게 됨.

 

 꽃의 가지, 옆, 뒤에 있는 가지나 줄기 모두 잘 어울려야 한다

   배경 중에는 꽃이 붙어 있는 가지나 줄기가 있다.

   곧게 뻣어 있는 가지에 피어 있는 매화는 평범해 보인다. 

   꽃 뒤나 옆에 가로 지르는 다른 가지는 주의를 흐트러 트릴 수 있다.

2025년, 효원공원의 월화원에서 담은 매화

 

 오늘 찍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맘에 드는 피사체를 만났다면 그날 충분히 찍어야 한다.

   다음에 찍지 하고 다시 갔을 때 없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여러차례 그랬다.

   꽃이라면 시간에 따라서 싱싱함이 달라진다.

   날씨가 달라져 가령 비라도 내리면 촬영이 불가할 수도 있거니와,

   무리를 해서 촬영을 하더라도 어제와 같은 조건의 사진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일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거나, 영영 다시 찍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물론 새로운 대상이 계속 나타난다.

   하지만, 어쨌든 그 사진을 다시 찍는 것은 영원히 불가하다.

2012년, 수원 매여울공원 입구쪽 나무둥치 옆에 있던 강아지 풀. 모때빛느가 좋아서 다음날 다시 갔더니 공원 관리하시는 분들에게 깔끔하게 제초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모때빛느: 모양, 때깔, 빛, 느낌

 

 생각 보다 쉽지 않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대상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고,

   그래서 완성도 높은 매크로 사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매크로 사진의 딜레마

   조리개를 풀면 배경은 멋지게 날아가는데

   주 피사체의 명확도가 떨어지게 된다.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져 주 피사체가 전체적으로 또렷하게 되는데

   배경도 살아 나면서 주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 뜨린다.

 

   배경이 멀어야 조리개를 조이면서도 배경이 뭉개지게 할 수 있다.

   배경을 뭉개는 이유는 주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함이고,

   그렇게 어울어져 만들어 내는 분위기를 얻기 위함이다.

 

  조리개를 너무 조이면 심도는 깊어지지만 렌즈 특성상 선명도는 떨어진다.

 

   Focus stacking을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주 피사체가 심도 깊게 분포해 있을 때, 매크로 렌즈의 얕은 심도로 인해서

   주 피사체를 모두 담지 못할 때 focus stacting 기법을 사용한다.

2025년, 경기아트센터. 맨 위의 꽃에 촛점을 맞춘 사진. 촛점이 맞지 않은 꽃이 있어서 부조화가 느껴질 수도 있다.

 

6개의 꽃에 촛점을 맞추어 6장을 찍은 뒤, 이 중 한 장의 사진에 나머지 사진에서 촛점이 맞은 부분만 합성 시켜서 완성했다. 합성은 사진 표현의 한 방법이다. 각 꽃 송이의 선명함을 모두 살리지 못하는 카메라 렌즈의 한계를 focus stacking 기법으로 보완했다.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6장의 사진에서 꽃 송이가 촛점은 달라도 위치가 달라지지 않도록 위치 변동이 없어야 하고, 카메라 setting 값도 동일하게 찍어야 한다. 구름이 지나간다거나 해서 노출이 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

 

 매크로 전용 렌즈

   전용 매크로 렌즈는 선명한 화질을 뽑아내 주고,

   심도가 낮아서 배경 날림 효과가 크다.

   하지만, 너무 심도가 낮으면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앞서 얘기한 조건들을 잘 잡아 주어야한다.

 

   Canon은 EF 100mm f/2.8 Macro USM 렌즈가 전용 렌즈이다.

   렌즈 별명은 백마엘.  

 

   Canon MP-E 65mm f/2.8 1-5x Macro 렌즈는 EF 마운트이고,

   1배 ~ 5배 확대해서 찍을 수 있음. 아직 사용해 보지는 않았다.

   너무 확대 하면 새로운 차원의 것이라 이질감이 있어서다.

   언젠가는 시도를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