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의 시작은 매화요 화려함의 끝은 벚꽃이다.
그 다음에 튤립도 있고, 장미도 있지만 제주에서 서울과 강원도까지
온 나라가 그 화려함에 빠져들게 하는 위세는 벚꽃이 최고일 것이다.
엇그제(4월 11일)는 벚꽃을 담아 봤다.
원천천을 따라 쭈욱 올라가 볼 생각으로 집을 나섰는데,
원천천 바로 앞, 매여울 공원의 벚꽃에 발걸음이 멈추고 말았다.
꽃이 만개를 했는데 95%쯤이라 아주 싱싱했고, 나무도 제법 둥치가 크고 모양새가
예뻣다. 벚꽃 나무가 다 거기서 거기지 다를 게 있나 싶지만, 나무 색이 좀 희멀건 하고,
맨질맨질해 보이고 곧게 자라는 벚꽃 나무는 좀 재미가 없다.
보는 재미도 그렇고, 찍는 재미도 그렇다.
재밌는 벚꽃 나무는 수령이 좀 되서 나무 둥치가 좀 굵어야 하고, 나무의 색도 어둡고
진한게 좋다. 나무 표면도 잔주름이 많다할지, 버겊이 거칠다.
그래서 색이 더 어둡게 보인다.
나무 가지도 대나무처럼 곧은 것 보다는 매화 나무처럼 자유분방(?)한 게 보기 좋다.
굽은 부분도 좀 있고 해서, 불규칙해 보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 사진은 크게 보면 같은 사진이라도 느낌이 달라진다.
클릭하면 좀 더 크게, 자세히 볼 수 있음.
공원 안, 찍을 만한 벚꽃이 있는 반경 10미터 남짓 공간에서 5시간 정도를 보냈다.
거의 앉지도 못하고 서 있기만 했더니 이 날도 허리와 목이 고생을 했다.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오늘은 토요일이다. 오후 내내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날씨가 좋았으면 사진을 찍으러 나가야 하는 날이다.
그런데, 일요일, 월요일까지도 날씨가 흐릴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3일 뒤, 화요일에 날씨가 맑아져도 그 사이 비바람에 꽃들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파릇파릇 잎파리들이 나오기 시작해 있을 것 같다.
벚꽃은 잎이 나오면 파장이다. 푸르스름에 백색의 아름다움이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적절한 대상 + 알맞은 빛 + 대상을 받처줄 적절한 배경 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생각보다 어렵다.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생겼다. ㅎ
※ 맨 뒤 4장을 제외하고 모두 100mm 매크로 렌즈로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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